칼럼

업무상배임죄와 횡령⁠·⁠배임수재, 대상과 행위로 가르기

작성 2026-10-26 · 업무상배임죄

회사 안에서 생긴 재산 문제로 고소장이 오가면 죄명이 한꺼번에 여러 개 적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무상배임죄, 업무상 횡령, 배임수재, 그리고 특정경제범죄법 위반까지 나란히 등장하면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부터 헷갈립니다. 이 글은 네 죄명을 '무엇을 대상으로 하는가'와 '어떤 행동을 문제 삼는가'라는 두 기준으로 나눠 비교합니다.

네 죄명을 한 표에 놓기

죄명근거대상문제 삼는 행동회사 손해형의 범위
업무상 배임형법 제356조재산상 이익맡은 임무를 어긴 행위요건징역 10년⁠·⁠벌금 3천만 원까지
업무상 횡령형법 제356조보관 중인 재물제 것처럼 처분하거나 반환 거부처분 행위가 중심업무상 배임과 같음
배임수재형법 제357조 제1항재물 또는 이익부정한 청탁을 받고 대가 수수요건 아님징역 5년⁠·⁠벌금 1천만 원까지
특경법 배임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이득액 5억 원 이상업무상 배임과 같음요건3년 이상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표는 큰 구조를 보기 위한 것이고, 실제 사건에서는 각 칸의 요건을 사실로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네 죄명 모두 남의 일을 맡은 사람의 신뢰 위반을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신뢰가 어떤 방식으로 깨졌는지에 따라 이름이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세 갈림길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첫 갈림길: 재물인가, 이익인가

업무상 횡령과 업무상 배임은 같은 제356조에 들어 있고 형도 같습니다. 둘을 가르는 첫 기준은 대상입니다. 횡령은 회사 돈이나 물건처럼 형체가 있는 재물을 맡아 보관하던 사람이 그것을 제 것처럼 처분한 경우이고, 배임은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이 임무 위반을 통해 다른 곳으로 옮겨 간 경우를 넓게 다룹니다.

직장에서 회사 돈을 직접 꺼내 쓰는 장면은 횡령 쪽에서 따로 다루는 주제여서 여기서는 깊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배임 쪽에 놓이는 것은 주로 결정과 계약입니다. 회사 자산을 시가보다 싸게 넘기는 계약,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에 높은 단가로 발주한 결정,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허락 없이 가지고 나간 행위처럼 재물을 직접 꺼내지는 않았지만 회사의 재산상 이익이 빠져나간 경우입니다. 불리한 거래 조건이 어떻게 평가되는지는 불리한 계약을 다룬 문서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두 번째 갈림길: 손해를 따지는가, 대가를 따지는가

업무상 배임과 배임수재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묻는 질문이 다릅니다. 업무상 배임은 임무를 어긴 결과 회사에 손해가 생겼는지를 묻습니다. 배임수재는 맡은 일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대가를 챙겼는지를 묻고, 회사에 손해가 생겼는지는 요건이 아닙니다.

그래서 한쪽만 성립하는 사건도 있습니다.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지만 거래 조건은 시장과 같았다면 배임수재만 검토될 수 있고, 아무 대가 없이 지인 회사에 유리한 결정을 했다면 업무상 배임만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배임수재에는 건넨 쪽을 처벌하는 배임증재 규정(징역 2년 또는 벌금 500만 원까지)과 받은 재물의 몰수⁠·⁠추징 규정이 함께 붙어 있다는 점도 다릅니다. 자세한 내용은 청탁⁠·리베이트를 다룬 문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갈림길: 금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는 새로운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이 아니라, 업무상 배임이나 업무상 횡령으로 얻은 이익이 5억 원 이상일 때 형을 무겁게 하는 조항입니다. 형법 조문이 위쪽 한계만 정한 것과 달리 이 조항은 내려갈 수 없는 선을 정하고, 이득액 이하의 벌금을 함께 매길 수도 있습니다. 이 법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일정 기간 취업 제한이 뒤따르는 규정도 있습니다.

여기서 기준은 회사가 입은 손해가 아니라 범죄로 본인이나 제3자가 얻은 이익입니다. 업무상배임죄 사건에서 회사 손해액과 이득액이 서로 다르게 계산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적용 조문이 바뀌면 공소시효를 따지는 기준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별법이 거론되는 사건에서는 금액 산정 근거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한 사건에 죄명이 겹치는 경우

실제 사건에서는 두세 가지 죄명이 함께 적히는 일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구매 담당자가 납품업체에서 돈을 받고, 그 업체에 시세보다 높은 단가를 맞춰 준 경우를 생각해 보면 돈을 받은 부분은 배임수재, 높은 단가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부분은 업무상 배임으로 각각 검토될 수 있습니다. 업체가 얻은 이익이 5억 원을 넘으면 업무상 배임 부분은 특별법의 구간으로 넘어갑니다.

고소장에 죄명이 여럿 나열되었다는 것만으로 사건의 무게를 미리 짐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소장에는 가능한 죄명을 넓게 적는 경우가 많고, 수사와 재판을 거치면서 실제로 어떤 죄가 성립하는지가 하나씩 가려집니다. 죄명마다 요건이 다르니 요건별로 어떤 사실과 기록이 대응하는지 나눠 정리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질문별 안내는 업무상배임죄 첫 화면에 모아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횡령과 배임 가운데 어느 쪽으로 기소될지는 누가 정하나요?

A.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소청 검사가 어떤 죄명으로 기소할지 정하고,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합니다. 대상이 재물인지 이익인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그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Q. 청탁 대가로 받은 돈을 이미 돌려줬다면 몰수나 추징은 어떻게 되나요?

A. 몰수나 추징 여부는 법원이 판결에서 정하는 것이어서, 반환한 사정이 어떻게 반영될지는 사건에 따라 다릅니다. 돌려준 날짜와 방법, 돌려받은 사람을 기록으로 남겨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355조⁠·제356조(10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제357조(수재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증재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몰수⁠·⁠추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이득액 5억⁠·⁠50억 원 구간)⁠·제14조, 공소청법(2026-10-02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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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과를 약속하지 않습니다.